장사를 하면서 “괜찮은 척”을 그만두게 된 이유
버티는 사람만 아는 조용한 변화들
시작하며
장사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 “요즘 어때?”
- “괜찮아.”
- “할 만해.”
사실은
괜찮지 않은 날이 더 많았는데도
그렇게 말해왔다.
처음엔 습관이었고,
그다음엔 방어였고,
나중에는
스스로를 속이는 말이 됐다.
이 글은
장사를 하며
괜찮은 척을 그만두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번아웃 이야기도 아니고,
포기 이야기도 아니다.
오히려
계속하기 위해
겉으로 보이는 강함을
하나씩 내려놓게 된 기록이다.
“괜찮다”는 말이 제일 먼저 나왔다
장사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꼭 묻는다.
“요즘 장사 어때?”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잘 된다고 말하면
괜히 자랑하는 것 같고,
안 된다고 말하면
설명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래서 가장 쉬운 답이
“괜찮아”였다.
괜찮다는 말 안에는 너무 많은 의미가 들어 있었다
그 말 안에는
이런 뜻들이 섞여 있었다.
- 아직 망하진 않았다
-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 설명하기엔 너무 길다
- 그냥 넘어가고 싶다
“괜찮아”는
상태 설명이 아니라
대화를 끝내기 위한 말이었다.
문제는 그 말을 나 스스로에게도 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처음엔 남에게만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 자신에게도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 오늘 힘들어도 “괜찮아”
- 불안해도 “괜찮아”
- 손해를 봐도 “괜찮아”
이때부터
감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장사는 약한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운 일이다
장사를 하다 보면
약한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
- 고객 앞에서는 침착해야 하고
- 거래처 앞에서는 단단해야 하고
- 주변 사람들 앞에서는 버티는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숨기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약해 보이면 안 된다는 압박
이 압박은
누가 강요한 게 아니다.
스스로 만든 기준이었다.
“내가 흔들리면
이 일 자체가 불안해 보일까 봐.”
그래서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불안해도 웃으며 넘겼다.
그런데 숨긴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감정은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았다.
말하지 않은 감정은
몸으로 남았다.
- 이유 없이 피곤해지고
- 집중이 안 되고
- 사소한 일에 예민해졌다
그때는 몰랐다.
이게
괜찮은 척의 대가라는 걸.
처음으로 “괜찮지 않다”고 말했던 날
어느 날
아주 사소한 계기로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나 요즘… 솔직히 괜찮지 않아.”
상대는
특별한 해결책을 주지 않았다.
그냥
“그럴 수 있지”라고 말했다.
이 한 문장이
생각보다 컸다.
해결보다 필요한 건 인정이었다
그날 깨달았다.
나는 해결을 원했던 게 아니라
상태를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었다.
- 잘못하고 있다는 말도 아니고
- 더 노력하라는 말도 아니고
그냥
“그럴 수 있다”는 말 하나.
그 이후로 말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괜찮아”라는 말을
조금 덜 쓰게 됐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 “버티고는 있어.”
- “아직 조정 중이야.”
- “정리하는 단계야.”
이 말들은
강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했다.
괜찮은 척을 그만두자 선택이 달라졌다
신기하게도
말이 바뀌자
선택도 달라졌다.
- 무리한 일정은 줄였고
- 감당 안 되는 요청은 거절했고
-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넘겼다
괜찮은 척을 하지 않으니
실제 상태에 맞는 선택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이런 선택이 “도망”처럼 느껴졌다
전에는
쉬는 선택, 줄이는 선택이
도망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본다.
이건
도망이 아니라
지속을 위한 조정이었다.
장사는 강해지는 일이 아니라 솔직해지는 일이다
장사를 하면
사람이 강해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강해지기보다
솔직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많았다.
- 안 되는 걸 안 된다고 말하고
- 힘든 걸 힘들다고 인정하고
- 조정이 필요하면 늦지 않게 멈추는 것
이게 없으면
장사는 오래 못 간다.
“괜찮지 않아도 된다”는 기준이 생겼다
지금은
이 기준을 가지고 있다.
- 항상 괜찮을 필요는 없다
- 흔들려도 계속할 수 있다
- 멈춰도 실패는 아니다
이 기준이 생기자
장사는
훨씬 현실적인 일이 됐다.
장사를 하면서
괜찮은 척을 그만두게 된 건
약해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확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되자
선택은 줄었고,
불안도 같이 줄었다.